취재수첩/국가 경제 리스크, 암호화폐로 극복 가능할까?

이석희 인턴기자 2018-09-17 14:48 News DN 52.00

국가 주도 암호화폐를 발행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나라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위해 발행하는 암호화폐라기보다 평가 절하된 자국 화폐를 환율 리스크로부터 구제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이 대두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국가 주도 암호화폐 발행 바람을 가장 먼저 몰고 온 나라는 베네수엘라다. 올해 2월 베네수엘라 정부는 석유 산업을 기간으로 삼는 암호화폐 ‘페트로’를 발행했다. 인플레이션율이 1,000,00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제가 불가능한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방침이었다.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출처: Federico Parra—AFP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새 통화 정책이 경제상황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낙관적인 기대와 함께 기존의 ‘볼리바르’화와 ‘페트로’의 연동 조치를 발표한 바 있으나, 전문가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특히, 지난 3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주요 투자자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며, 거래 또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석유 산업이 정체된 베네수엘라 상황을 근거 삼아 페트로의 실재(정체)에 의구심을 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란 중앙은행이 국가차원의 암호 화폐 발행 세부계획을 밝혔다.

인도 준비은행(RBI)도 “중앙은행의 바람직하고 실행 가능한 디지털 통화 발행 방법을 연구하기 위한 부처간 협동 부서가 구성됐다.”는 사실을 연례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이 밖에 이탈리아의 나폴리 시와 러시아도 암호 화폐 발행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무역제재에 맞서 이란 정부는 암호 화폐 발행을 앞두고 있다. 출처: Google Image

하지만 이런 국가 발행 암호 화폐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 사실상 아직까지는 국가 범위의 암호 화폐가 코인베이스, 비트렉스, 크라켄과 같은 국제 거래소에 상장된 사례도 없다.

암호 화폐가 제 기능을 해내기 위해서는 분명한 투자자와 공급에 맞는 시장 수요가 확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암호 화폐 발행에 나선 국가들은 대외적으로 낮은 신용 평가를 받고 있으며, 발행하는 코인의 투자와 거래 상황도 불분명하다. 심지어 평가 절하된 자국 화폐를 환율 리스크로부터 구제하기 위해 입법 과정도 거치지 않고 발행에 서두른 경우도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Ripple사의 ‘RippleNet’은 외환 시장에서 수요가 부족한 화폐의 결점을 보완해 줄 네트워크로 알려져 있다.

RippleNet은 자사의 디지털 통화인 XRP로 화폐의 통화 가치를 전환하여, 서로 다른 통화를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RippleNet을 활용하면 기존 통화에 비해 유리한 조건으로 기축통화를 사들일 수 있다.

하지만 고질적인 화폐 가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국가적 암호 화폐가 자립성을 잃고, 또 다른 미들맨(Middlemen)에 의존하게 된다면 발행 의도에서 벗어난 결과를 낳게 된다는 지적들이 힘을 얻고 있다.

▲‘RippleNet’의 로고. 출처: Ripple.com

많은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 모면 차원에서 발행된 국가 화폐는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국제 사회에서도 암호 화폐를 활용하여 자국 화폐가치에 대한 불신을 종식시키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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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교 2018-11-12 16:15

좋은 기사 읽고 갑니다.~

전수미 2018-11-01 00:47

좋은 소식이네요

오미선 2018-10-31 15:30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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