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합과 중개인은 가라!"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미다스 2018-09-10 19:23 COLUMN(칼럼) DN 52.00

 

김용옥의 '도올 논어'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공자(孔子)의 아버지 숙량흘은 셋째 부인을 얻으려고 시도한다. 그래서 곡부의 안양(顔襄) 노인에게 가서 딸 하나를 달라고 간구한다. 그 때 이미 숙량흘은 70세에 가까웠다. 첫째 딸은 청혼을 거절한다. 두째 딸도 거절한다. 나이가 많아 골골하게 보이는 숙량흘에게 시집갈 리가 만무한 것이다. 그러나 셋째 딸은 육감이 달랐다. 무엇인가 신의 뜻을 감지했다는 것이다.

 

셋째 딸 안징재는 기꺼이 숙량흘에게 시집가겠다고 나섰다. 아버지의 命을 따라 청혼을 받아들인 것이다.(從父命爲婚) 그 때 안징재의 나이는 꽃다운 이팔(二八) 16세의 청춘이었다. 복사꽃 만발하는 봄날의 향기가 흐드러지는 니구산(尼丘山)에서 70노인과 16세의 새악씨가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빌러가는 뒷모습을 연상하는 우리의 가슴 속엔 태고의 낭만이 서린다.

 

 

紇與顔氏女野合而生孔子, 禱於尼丘得孔子 흘여안씨녀야합이생공자 도어니구득공자. 사마천은 이 두사람의 결합을 이와 같이 표현했다. 

이 표현에서 역대 주석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야합(野合)이라는 한 마디였다. 사기(索隱)은 野合이라 함은 숙량흘이 늙었고 안징재가 어려서 머리얹고 비녀꽂는 예(禮)를 올릴 수가 없었기 때문에 野合이라 했다고 했다. 즉 정식의 예의(禮儀)에 합당한 결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의(正義)는 보다 관념적인 해석을 내렸다. 소문(素問)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의 의학적 상식을 인용하여 남자는 팔팔(八八) 64(六十四)세면 양도(陽道)가 절(絶)하는 법인데, 숙량흘의 나이 64세를 넘어 정식 혼인(婚姻)이 성립할 수 없음으로 野合(억지 결합)이라 했다고 주석을 달았다. 결국 야합(野合)이라는 말이 '통례적인 예의에 합당치 않은 결혼'이라는 뜻으로 풀이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적나라한 문자 그대로의 의미 해석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단순한 사실을 단순한 사실 그대로, 단순한 표현을 단순한 표현 그대로 읽어내야 한다는 뜻이다.

野合이란 아주 단순하게 새길 수밖에 없다. 그 것은 문자 그대로 '들판에서 교합한다'는 뜻이다. 세가의 기술에서 우리가 읽어낼 수 있는 아주 단순하고 최종적인 사실은 이 것이다: 무명의 늙은 무사 한 사람과 무명의 젊은 무녀 한 사람이 들판에서 교합하여 남자 아기 하나 얻었다. 그것이 모든 역사의 시작이었다.

野合이란 표현은 내가 생각키로 요즈음의 인류학 용어를 빌리면, 아마도 비지팅 허스밴드 매리지(visiting husband marriage) 형태를 취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숙량흘은 첫 부인, 둘째 부인과 일가(一家)를 이루고 있고, 셋째 부인인 안징재는 그와는 별도로 니구산(尼丘山) 자락에 일가(一家)를 이루고 있어 숙량흘이 안징재가 있었던 그 곳으로 가끔 통근을 했을 것이다(방혼訪婚 혹은 통혼通婚).

중국에서 자유연애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사마상여와 탁문군의 일화로 둘은 결혼 중매절차도 없이 자유롭게 도망쳐 같이 동거해 살았다. 사마상여(司馬相如)와 친분이 있었던 임공(臨邛)의 현령 왕길(王吉)이 그를 임공에 불러 며칠 머물게 하였다. 그는 임공의 대부호였던 탁왕손의 잔치에 참석하게 되었다. 탁왕손은 당대 문장가이면서 거문고 연주로 이름 높은 상여에게 한 곡을 청했다. 그 전에 상여는 절세미녀에 문재까지 갖춘 탁문군(卓文君)이 열일곱에 과부가 되었음을 듣고 있었다. 상여는 음악을 통해 그녀의 마음을 얻고자 《봉구황(求凰)》이란 노래를 연주했다. 문군 역시 상여의 봉구황을 듣고 바로 그 뜻을 알 수 있었다(知音),이로 인해 그녀는 상여의 재화(才華)와 기도(氣度)에 빠지게 되었다. 탁문군과 상여는 밤을 새워 사랑을 나누고 그 즉시 사람들이 잠든 밤을 이용하여 임공에서 성도(成都)로 도망쳤다.

 

숙량흘이나 사마상여 스토리 등의 연애이야기는 현대에서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고대 중국에서는 달랐다. 매파 등이 중개하는 혼인의 정식 절차가 없이 결혼이나 동거를 하면 법적인 결혼으로 인정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수호전을 보면 염파석閻婆惜이란 송강과 결혼했다가 불륜을 저지르고 송강에게 죽은 미녀의 어머니가 염노파로 나온다. 염노파는 직업이 매파인데 사실 결혼중개업자인 매파의 이미지가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 유태인 이미지처럼 좋지가 않다. 그 이유는 아마 양쪽에다 상대방의 장점만을 이야기하는데 막상 그 사람의 단점을 숨기고 결혼하게 하고 양쪽 모두에서 막대한 돈을 뜯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예컨대 이런 유머가 있는데 왜 결혼 전에 결혼중개인에게 상대방이 다리를 저는 것을 숨기고 이야기 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결혼 중개인은 항상 다리를 저는 것이 아니고 걸을 때만 절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았다고 뻔뻔스럽게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현재 대다수의 직업들은 양쪽 상대의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해서 돈을 받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나 법무사, 공증인, 공인중개사, 브로커 기타 전문 업종까지도 이런 중개업을 하면서 생계를 영위한다. 문제는 중개를 해주는 수수료나 기타 서비스가 투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 밤문화중 가장 이해가 안되는 것이 나이트 클럽에서 부킹시 웨이터에 돈을 찔러주고 맘에 드는 상대를 테이블로 오게 하는 것이다. 용기있는 자만이 미녀를 차지한다는 속담처럼 그냥 자신이 가서 합석하자고 말하면 되는데 말이다. 참고로 기자는 부킹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으니 오해가 없길 바란다.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2018년 5월 23일 오후 5시 50분에 신한은행 채권최고액이 3억 6천이 있다고 부동산 중개인에게 연락이 와서 알게 되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9시 전부터 신한은행 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9시에 바로 들어가서 등기 말소2건중 한건만 실시한 신한은행의 과실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죄송하다는 말만 하고 어떤 보상은 없었다.

2018년 6월까지 전세를 내주고 다른 곳으로 이사가기로 계약을 했으나 하나 5억 9천만원 전세 계약이 불발되어 금전적 피해에 정신적 피해까지 가중되었다. 여기에 개입된 전문가가 은행, 부동산 중개인, 법무사까지 그래도 자격증을 받고 합법적으로 국가에서 지정해주는 사람이지만 누구하나도 피해보상을 해주지 않았고 타인의 잘못이라고 발뺌까지 했다.

최근 서울 집값 활황으로 부동산이 활성화되었지만 부동산 수수료가 적정가인지 의문이 든다. 그 이유는 한방 전문의까지 받은 필자가 진단서를 발급하는데 비용이 1만원인데 부동산 수수료는 최소 몇백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 중개업자는 몇 건만 하면 생계가 되기 때문에 필자 주변 아파트의 식당 등 편의시설 상가가 전멸하고 부동산 중개소만 나란히 3개가 있는 경우도 있다.

물론 부동산 중개업자가 나쁘다고만 할 일은 아니다. 만약 개인간의 신용과 문서 양식이 확실하다면 중간에 수수료를 터무니없이 높여 장사하는 고액의 뜯김이 사라질 것이다.

최근에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이더리움의 경우 스마트 컨트랙트를 내세운다. 계약이 체결되면 자동으로 한쪽에서 돈을 보내고 한쪽에서는 부동산 등기 정리가 동시에 되어버리는 코드화된 자동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런 스마트 계약이 존재하지만 현재 다양한 법적인 문제나 절차 등으로 실제 부동산 계약이나 법률 서비스에서 당장 이런 서비스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기술 개발인력이 당장 부족해 구인난에 시달리는데도 한국 정부는 ICO금지와 4대 대형 거래소를 제외한 현금입금 금지라는, 원자폭탄을 암호화폐계에 투하해놓고 나몰라라 하고 있다.

정치와 기존 은행이나 금융업, 증권, 부동산, 전문가 등의 누이좋고 매부좋은 은밀한 협의인 야합 등 때문에 이런 첨단 스마트 계약 기술 개발이 한국은 중국보다 뒤처지고 후진국으로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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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스킹 2018-11-12 22:41

감사합니다~

전수미 2018-11-04 10:32

잘 읽었습니다

오미선 2018-10-31 16:01

잘 보고 갑니다~

임은교 2018-10-31 13:07

유익한 정보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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