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주도 금융 (Crowed-based Finance)

N포 세대의 희망

박항준 세한대 교수 2019-07-05 08:30 COLUMN(칼럼) DN 50.00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세한대 박항준 창업전담 교수의 크립토단상 32편]

이제껏 금융시스템은 국가가 허락한 신뢰성 있는 금융기관들에 의해서 설계되어 왔다. 엄격한 통제와 규제를 받으면서 보험, 적금, 펀드 등 검증된 금융상품들을 개발하여 운영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엄격한 통제와 규제 속에서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월가의 도덕적 해이에 정부와 세계가 놀라는 일이 발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의 안정화라는 명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금융을 비호해야 하는 정부의 움직임과는 달리 10년간 대중은 탐욕적 금융, 통제가 불가능한 금융에 대항하여 무모한 도전을 시도해 왔다. 대중이 공유경제를 창조하고, 대중이 펀딩과 대출을 주도해보기도 한다. 심지어 대중이 주도하여 화폐를 발행하고, 대중이 주체가 되는 금융생태계를 그려보기 시작한 것이다.    

암호화폐의 탄생은 결과가 어떻든 역사적으로는 왕가(정부)나 금융전문 가문이 아닌 ‘대중이 주도(Crowd-based)하는 금융’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이 상황을 금융전문가들은 비웃고 있을지 모른다. 금융 경험이 많고 검증된 경제 전문가들인 자신들만이 안정적인 금융설계를 통해 사회를 안정시킬 수 있으며, 투자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이다. 금융에 문외한인 대중이 금융기관 흉내를 내면서 사회를 혼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관료들 역시 혁신과 도전정신은 인정하나 위험한 시도였다며 암호화폐를 규제하기 급급하다. 기존 금융의 잣대로 보면 무엇 하나 허술해 보이는 ‘대중주도 금융’을 언젠가 한 번에 쓸어버릴 태세다. 다만 아직은 그 영향력이 크지 않다 보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실제 p2p대출규모가 3000억 원 밖에 되지 않고 있고, 암호화폐 시총 전체를 모아도 10년 전 리먼브라더스가 사고 친 금액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암호화폐 때문에 수백만 명이 집과 재산을 날리고, 암호화폐 투자에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버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도 않다. 수천 개의 암호화폐가 사라질 위기에 있지만 벤처붐 속에서 수천 개의 포털사이트가 탄생하고 사라졌던 평행이론적 경험으로 우리 경제는 맷집이 좋아져 있다. 오히려 그 포털사이트 벤처가 한국사회를 IMF를 극복하는데 일조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했다는 점에 희망을 갖고 있다. 따라서 많은 암호화폐가 실패한 비즈니스로 판명 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사회가 혼란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대중이 나서서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자제를 권유하고 있다.      

그렇다. 이제 대중은 바보가 아니다. 국내에서만 연간 40조라는 순이익을 내면서 대중의 지갑을 비워가는 금융시스템을 대중은 친구라 믿지 않는다. 오히려 금융자본주의가 더 이상 서민들의 지갑을 흡혈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무모하지만 시도하고 있고, 부족하지만 도전하고 있는 새로운 금융시스템을 묵언으로 응원하고 있고,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대중이 주도하는 금융을 통해 투자도, 적금도, 송금도, PF도, 쇼핑도 심지어 사회적 문제도 해결함으로써 기존 탐욕적 금융으로부터의 흡혈에서 탈출하고 싶어 한다. 이 탈출 시도가 무모할지 모르지만 대세이며, 무식할지 모르지만 시대적 사명 임도 알고 있다. 그래서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금융이 정부의 비호와 통제 하에 특정인(기관)만이 누릴 수 있는 독점적 혜택이었다면 이제 그 혜택을 대중이 가져와 누려야 한다고 믿고 있다. 대중주도 금융은 이미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오고 있다. 10년의 세월 동안 공유경제, p2p, 크라우드펀딩, 공동구매, 직구,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부, SNS 네트워크 기반 활동 등 대중주도 경제를 경험하고, 만들어가고 있다. 이미 이러한 움직임과 도전은 세계 여러 곳에서 봇물 터지듯이 터지고 있다.      

대중은 알고 있다. 이 무모하고 무지해 보이는 시도 없이는 우리 후손들의 삶도 우리와 같이 쪼들리고, 희망 없이 일만 하는 삶을 살게 될 것임을 말이다. 거대한 금융 권력의 힘 앞에서 흡혈당하며 숨만 쉬고 살아가야 하는 금융 노예의 삶을 우리는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수백 년 후 역사책에 2000년대 사람들은 양반제나 카스트제도의 다른 양상인 금융 계급사회에서 살았으며, 소수의 탐욕적 금융 권력으로 인해 대다수가 고통스럽게 살았다고 기술되는 역사를 남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 무모해 보일지 모르지만 ‘대중주도 금융’은 후손에 대한 우리의 선물이다. 그래서 꼭 이루어야 하는 우리의 사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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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형 2019-07-0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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