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태생적 한계

새로운 시대로의 도전!

박항준 세한대 교수 2019-06-07 20:50 COLUMN(칼럼) DN 50.00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세한대 박항준 창업전담 교수의 크립토단상 29편]

암호화폐는 태생적 특징을 안고 탄생했다. 이는 암호화폐라는 용어 속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다. 그간 화폐는 거래 기능과 투자가능으로 나뉘어 사용되어 왔다. 거래용 화폐는 농업혁명을 불러일으키는 주역이 된다. 이후 거래용 화폐에 투자기능이 더해진 것은 산업혁명 때부터다. 화폐의 투자기능은 전 세계의 제조시설을 건설하게 되고 인류 사회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 

  그러나 200년간을 내려오던 투자 화폐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의 발달로 자동화와 분업화가 되면서 제조업의 발전 속도가 느려진 탓이다. 결국 산업혁명의 주역이면서 제조시설 투자를 통해 공업경제를 주도하던 투자 화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부동산과 파생상품이라는 손대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너고 만다. 생산기능에 투자하지 못하는 돈들은 돈이 돈을 벌게 될 뿐 경제의 정상적인 발전에 이바지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2008년 초유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하고 만다. 

  암호화폐가 갈 곳 잃은 투자 화폐를 보완하기 위해 ‘화폐’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것도 2008년이다. 이러한 암호화폐의 태생적 한계와 목표를 우리는 명확히 주목해야 한다. 2000년 초 그 수많은 포털사이트 경쟁에서 네이버와 다음이 살아남은 이유는 제조 가치에서 중심 이동된 포탈 플랫폼의 태생적 특징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태생적 특징의 파악은 암호화폐의 생사를 결정하게 될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인이 된다.

  첫째, 거래-투자기능 외 새로운 제3의 개념의 화폐기능이 창조될 것이다. 그간 화폐로 사용되지 못했던 부분이나 가치 거래 등에 사용이 가능한 그래서 기존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적 가설과 공식으로는 도저히 해답을 예측할 수 없는 엔트로피가 매우 안정적인 화폐 모델이 탄생할 것이다. 나눔 경제가 잠시 반짝하여 사회를 혼란스럽게 했지만 결국 나눔 경제 또는 공유경제는 축재과정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정당성을 얻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는데 이를 대체하는 화폐 경제모델도 탄생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경제모델은 사회공학적 요소와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정보공학적 요소 그리고 신금융시스템을 제시하는 금융공학적 요소가 결합되어 발현될 것이기에 경제학자, 금융전문가들의 강력한 견제와 질타를 받으면서 탄생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견제와 질타는 주류적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주류 질서를 대체할 때 나타나는 현상인 이행기적 징후에 이미 나타난 현상이며,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경제 트렌드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경제 기득권의 거부감과 견제는 매우 강력한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강력한 경쟁자이자 방해꾼들이 존재하는데 부족한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는 것은 자살행위가 된다. 

  둘째, 투자상품이 발전해 있는 기존 투자금융상품을 암호화폐가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다. 기존 투자 화폐가 금융위기를 초래하게 된 것은 바로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투자금융이 관심 밖 그러나 사회발전에 꼭 필요한 영역에 도입될 것이다. 보험, 적금, 투자상품 등 암호화폐를 기존 투자상품을 대체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상상은 버리지 않으면 사라진 수많은 포탈과 같은 운명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암호화폐를 생활 속에서 거래 화폐로 사용된다는 상상력은 이제 그만 잊자. 거래 화폐에서 투자 화폐로서의 중심이동 이후 투자 보증서를 가지고 쇼핑하겠다는 얘기와 같다. 이러한 상상은 화폐라는 테두리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암호화폐가 사용될 수 있는 곳도 있다. 북한 등 개발도상국 등 자국 화폐기능이 제대로 구동되지 못하는 시장에서 사용될 수는 있어 보인다. 자연재해가 잦은 금융 선진국 일본이 1세대 화폐인 캐시, 한국은 2세대 화폐인 신용카드를, 중국은 3세대 화폐인 모바일 페이 그러면 4세대 화폐는 암호화폐가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자국 화폐의 가치를 관리하고 있어 교환 화폐로써 암호화폐가 설 시장은 매우 적다. 도박이나 마약자금 이동에 암호화폐가 사용되는 이유도 기존 화폐와 차별화될 분야가 바로 이 분야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이 어느 정도 발전한 국가에서 식당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상상, 쇼핑몰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상상은 곧 20년 전 사라진 포탈의 운명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 세 특징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템을 꾸준히 수행하는 암호화폐만이 20년 후 살아남을 수 있다. 만일 수천 개의 암호화폐 중 위 세 개의 기능을 모두 고려한 암호화폐가 탄생한다면 지금 ‘네이버’와 ‘다음’ 수준이 아닌 전 세계에서도 가장 강력한 기업이 되어 있을 것이다. 

20년 후 지금 자국 화폐기능이 정지되어 있는 70여 개 국가에서 이 암호화폐를 자국 화폐로 사용하게 될 것이며, 투자금융이 접근하지 못하던 사회적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이 암호화폐가 적극적으로 사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마존처럼 경쟁사나 산업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성공할 것이며, 텐센트처럼 국가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성공할 것이다. 구글처럼 구글글라스, IoT, AI 등을 외치며 주가를 끌어올리지 않아도 성공할 것이며, 환경을 파괴하지 않아도 성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필요한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는 ‘누림 경제’ 철학이자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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