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출현과 '이코노크러시'의 붕괴

박항준 세한대 교수 2019-04-23 12:17 COLUMN(칼럼) DN 52.00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세한대 박항준 창업전담 교수의 크립토단상 24편]

자유민주주의는 시민들이 공공영역의 유지와 발전을 대리인인 정치인들에게 위임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직접선거라는 행위를 거치지만 대리자, 대표자, 대행자를 뽑을 뿐 각 사안에 대해 매번 직접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대리인들의 잘잘못을 선거로 심판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민이 위임한 공공영역의 60~70%는 경제적인 영역이다. 문제는 시민에게서 위임받은 정치인들마저 정치공학적 요소들을 제외한 경제정책 전반을 경제전문가들에게 위임한다는 것이다. 금리결정 등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중 사회운동가나 기업대표, 근로자 대표는 없다. 모두 경제전문가 일색이다. 위임한 대부분을 100% 경제학 전문가들만이 모여서 결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정치적 목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정해지며, 전문가의 관리를 요하는 별도의 논리 체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사회를 '이코노크러시(Econocracy)’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하는 행위와 관련한 경제전문가들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없다. 그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객관성이 결과보다 더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점점 컴퓨터나 경제모델의 결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경제정책에 실패하더라도 명분과 절차의 공정성만 있으면 책임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립 후 30여년이 지난 모 경제연구소는 매년 말 새해 경제를 예측한다. 경제예측을 한 30년 내내 새해 경기는 부정적일 것이라는 발표였다. 항상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국내 정치의 불안전성, 경쟁국가의 출현 및 유가불안정으로 인해 경제가 불투명하고, 경제에 위기가 올 수 있음을 경고하고 걱정한다. 30년 내내 위기와 위험성을 앞세워 매번 부정의견을 냈지만 우리 국가와 경제는 아직 멀쩡하게 살아있다.

이 것이 경제학적 시선이 사회와 법률, 그리고 문화요인이라는 비계량적 요인들을 배제하고 함수와 공식에 의해 독립적으로 고정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커다란 오류다.

이 오류로 인해 우리는 더 많은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다. IMF가 왜 왔다갔는지? 왜 국민들이 모르고 있었으며, 경제학자들은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떤 책임을 졌는지? 어느 누구도 모르고 있다. 실제 우리는 GDP의 경제적 의미나 정부부채와 재정적자의 차이점을 혼돈하고 있기에 경제학적 시선에 대한 결과물에 너무나 관대하다. 솔직히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몇몇 경제학자들은 그들이 개발하거나 맹신하고 있는 경제 모델들이 틀렸거나, 더 이상 효과가 없는 먹통이 되고 있다는데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듯하다. 자기 이론이 틀렸다고 고백하는 양심적인 경제학 교수도 나타나고 있고, 암호화폐에 대한 자신의 예측이 빗나갔다며 오히려 암호화폐 전도사가 되는 경제학자도 있다.

한 시대를 관통해온 주류적 질서가 다른 질서에 의해 대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독특하고 특이한 사건을 ‘이행기적 징후’라 한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변화 시기에 적용되던 경제학적 논리와 이론, 공식들이 ‘이행기적 징후’에는 먹히지 않는다. 바로 지금 그러한 현상들이 우리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의 출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경제학자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금융전문가나 정보통신보안전문가, 공유경제를 주도하는 선도자들마저도 제대로 된 설명을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현재 카오스 상태처럼 보인다.

그러나 카오스 상태도 자세히 보면 ‘프랙탈’이라는 질서가 있다. 필자가 바라보는 암호화폐의 프랙탈은 사회공학과 정보공학 그리고 금융공학의 유기적 결합이다. 이 세요소를 결합시키는 질서는 바로 ‘누림철학(Noorim Kyounge, Reciprocal Economy)’이라고 정의했다. 누림경제 기반의 소셜블록체인이 필요함을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암호화폐의 출현은 머지않아 ‘이코노크러시Econocracy’를 무너뜨리는 '이행기적 징후'의 대표적 사건임에 틀림없다. 이제 경제학 전문가들과 더불어 정보공학 전문가와 사회공학 전문가에 의해 정치적 목표가 정해지는 ‘크립토크러시Crytocracy’ 사회가 출현할 것이다. 이는 공업 산업혁명 이후 볼 수 없었던 현상으로, 세상이 뒤집어지는 장관을 우리는 눈 앞에서 보고 있는 셈이니 기회를 주신 하늘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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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2019-04-30 23:47

그러나 위기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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