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넷 서비스철학'의 오류

박항준 세한대 교수 2018-12-11 15:09 COLUMN(칼럼) DN 52.00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세한대 박항준 창업전담 교수의 크립토단상 5편]


300석 대형 음식점 오픈을 준비한다. 창업경영진은 이 식당에서 옆집 가게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철학을 실천하고 싶어 한다. 다른 음식점들도 다 속도경쟁에 뛰어든 상태지만 자체 개발한 조리 및 서빙시스템에 의해 어느 대형 식당보다도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런데, 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것이 과연 식당의 서비스 속도일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맛일 수도, 인테리어나 분위기일 수도, 슬로우 푸드일 수도, 건강일 수도, 혹은 그 외에 다른 목적으로 이 식당에 오고 싶어 할 수 있다.

설립철학은 서비스철학과는 다른 차원이다. 서비스철학은 소비자가 고객이 되는 과정에서 제공될 서비스 정신을 말한다. 반면 설립철학은 건강의 전달, 최고의 맛을 통해 음식에서 오는 행복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창업자의 사회변화 비전과 사명이 녹아져 있어야 한다.

결국 속도 경쟁에만 치중하는 것은 설립철학과 서비스철학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 오류다. 대형 음식점 창업경영진이 속도라는 설립철학을 처음 도입함으로써 사회변화를 이끈 ‘이더리움’과 맥도널드 성공사례만 너무 많이 공부한, 창의적이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지금, 크립토 비즈니스에서 일고 있는 메인넷의 속도 경쟁을 보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부하가 많이 걸리는 비트를 대신해 보다 빠른 속도를 통해 생활 속에서 사용하게 하겠다는 비탈린 부테린의 철학은 분명 파괴적 혁신을 통한 사회변화를 유도하는 철학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일어나는 메인넷의 속도 논쟁은 전혀 창의적이지도,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하는 서비스철학일 뿐이다. ‘새로이 창업하는 프랜차이즈가 지금 맥도널드보다 빠른 햄버거를 만나실 수 있다’라고 선전한다면 무슨 감흥이 있겠는가 말이다.

이는 떡볶이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 화폐나 카드를 대신해 코인을 사용해야 한다는 환상과 강박 속에서, 비자카드 결제 속도보다 빠른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개발자들의 환상이 만들어낸 서비스철학의 오류가 아닐까?

진정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사회철학을 통한 삶의 행복인지, 서비스철학을 통한 광속도인지는 메인넷을 설계하는 크립토이코노미스트들이 다시 한 번 반성하고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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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as 2019-01-05 21:57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임은교 2018-12-12 10:12

잘 보고 갑니다.

전수미 2018-12-11 18:01

속도만 중요한게 아니라 속도도 중요한 ....

오미선 2018-12-11 15:5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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