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드라의 머리를 자르지 마라!

박항준 세한대 교수 2018-12-04 10:57 COLUMN(칼럼) DN 52.00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세한대 박항준 창업전담 교수의 크립토단상 4편]

 

그리스 신화에서는 레르나(lerna) 호수에 사는 뱀처럼 생긴 생명체인 히드라가 등장한다. 히드라는 머리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데 머리 하나를 자를 때마다 두 개가 생기는 괴물이다. 히드라는 상대가 자신의 머리를 잘라주기를 원한다.

규제를 통한 불확실성의 제거는 히드라의 머리를 자르는 것과 같다. 규제라는 칼로 하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면 또 다른 불확실성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불룩 튀어 나오는 풍선효과(balloon effect)다. 크립토에 대한 당국의 규제 움직임에 대해 사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라는 말이 있다.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뒤에 나타나는 증상. 흔히 트라우마라고 불린다. 충격을 받으면 약해지는 증상이 외상 후 스트레스다. 그런데 충격을 받으면 약해지기만 할까? 반대개념인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이 있다. 시련을 겪고 난 뒤 더욱 성장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삶과 시스템에는 ‘블랙스완’이 내재돼 있다. 적절한 조건이 맞아 떨어지면 검은 백조는 언제든 날개 짓을 할 수 있다. 무질서와 불확실성을 제거하려 할수록 시스템은 오히려 취약해진다. 블랙스완이론으로 유명한 ‘안티프레질’의 저자 나심 탈레브는 오리혀 불확실성, 무작위성, 가변성, 무질서를 피하지 말고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한다.

히드라라는 괴물을 양성하지 않으면서 풍선효과를 줄이는 방법은 두 손으로 풍선을 받치고 지켜봐주면 된다. 국민들에게 새로운 먹거리가 생기도록 자리를 마련해주고, 응원해주고, 날아가지만 않게 최소한의 개입만이 필요하다.

지역주민들이 바자회를 연다고 할 때 현금거래에 대한 세금문제와 교통영향, 주위 민원, 주차문제, 제품품질에 대한 분쟁의 소지 등으로 안된다고 금하면 어떤 새로운 일도 할 수 없다.

아직 시장도 형성되지 못한 크립토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면 또 다른 히드라의 머리를 낳게 될 것이다.

이제 국민들을 일확천금을 노리는 의사결정 장애나 한정치산자로만 보지 말고, 외상 후 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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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교 2018-12-06 12:58

잘 읽고 갑니다.

오미선 2018-12-05 08:35

잘 봤습니다~

전수미 2018-12-04 18:26

잘 봤습니다

심용재 2018-12-04 15:46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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